지난3일 미국이 벌인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제거 작전은 자칫 중동전을 불러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국제 정치적, 군사적 상황에서 실행된 결정이었다.
이 작전이 미국과 이란간에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핵전쟁과 테러를 우려한 미국내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상원의 탄핵 조사를 받고 있는 트럼프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작전으로 종이호랑이라고 놀림을 받아온 미국은 국내외적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챙겼고, 군사적으로도 미국의 존재를 과시한 사건이 됐다.
이번 작전을 통해서 알수 있는 것은 트럼프대통령이 취임이후 그동안 미국 국익만을 지나치게 내세워 벌인 한국내 미군 주둔비 5배인상과 중국 무역협상 등이 트럼프 식의 철저한 계산된 정치적, 경제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란은 팔레비 왕정에서 지난79년 회교 국가로 전환하면서 이슬람 체제수호를 위해 당시 이슬람 최고 혁명위원회가 창설한 최정예부대가 바로 혁명수비대이다. 혁명수비대는 육해공군, 특수, 정보등 12만명의 군인들로 구성되어 국경 시찰과 국가방어, 해외 파병, 자국내 주요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제거 작전을 벌인 것은 미국의 위협 제거 목적도 있었지만 그이면에는 중국의 신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 사업의 저지와 미국의 원유 수출 확대, 대선을 앞둔 트럼프대통령의 미국내 여론 전환등을 노린 충격 요법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3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인근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직속부대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란 정부와 이슬람 최고지도자 야아톨리 야메네이는 “가혹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란이 이라크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할때만 해도 미국의 보복 공격이 예상되면서 국제 유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란도, 미국도 보복전은 거기까지 였다.
이란이 이라크측에 미군기지 공격을 사전에 알려준 후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하면서 사전에 공격을 파악한 미군은 기지내 건물 훼손이외 사망자가 없었다. 이에 트럼프는 이란에 군사적 보복 대신 혹독한 경제 제재로 전환하겠다는 발표로 중동의 전운은 수그러 들었다.
국내 일부 언론들은 트럼프의 도박이 성공했다고 평가를 하기도 했는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제거는 도박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적인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염두엔 둔 고도의 전략적인 계산된 판단이라는 것이다. 이란은 국내외적으로 미국을 상대로 보복전을 치룰 힘이 없었다. 그 상황을 트럼프는 놓치지 않았다.
이 사건이후 이란은 미국에게 가혹한 보복을 예고했지만 이란의 악화된 국내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국제적인 여건하에서 미국과의 전면전을 벌일 경우 이란은 이슬람국가 붕괴 가능성도 전쟁피해 계산서에 포함시켜야 한다.
또 이란의 군사적 동맹관계인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긴밀한 파트너쉽을 가진 중국이 보복에 매달린 이란의 입장과 달리 이 사건에 제3자의 관찰자적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이란은 미국과 화해무드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세계 제4위 원유국 이란이 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이란은 8년간의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오일달러로 그나마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이란이 핵무기 개발로 장기간 UN제재를 받으면서 경제지표가 악화됐다.
이란경제가 붕괴 직전까지 내몰린 상황에서 지난2015년 미 버락 오바마대통령 당시 미-이란 핵협정이 타결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당시 UN제재가 풀려 이란 경제성장률이 약12.5% 두자리 숫자로 뛰어 오르며 이란 경제에 훈풍이 불었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이란과의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를 취하며 이란 경제 성장률은 다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이란 GDP 성장률이 –4.5%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 약9.4%을 기록,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내 몰려 있다.
현재 이란 내부적으로는 원유금수조치로 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물가가 폭등하고, 실업률 급등에다 국가 재정적자마저 급등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미국과 맞설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8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오인하여 여객기를 공격해 전원사망이라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해 이란은 이사건으로 궁지에 몰렸고, 천문학적인 피해 보상액을 감당해야 할 처지이다.
이란이 군사적으로 의지할만한 국가는 군사 동맹국 러시아와 시리아뿐이다. 그런데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미국에 불편한 심기만을 내 보일뿐 과거처럼 이란에 직접적인 군사적, 경제적인 지원 움직임이 없었다. 원유금수 조치에도 비밀리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온 것으로 알려진 중국도 이란에 지원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이란은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홀로 서야 할 입장에서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로울수 있는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수가 없었다. 국내외적으로 불가한 상황이었다.
또 하나는 이란내에서 격렬한 민주화 시위가 수년동안 지속되면서 이슬람정권 유지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솔레마이어사령관의 피습으로 반정부 시위가 반미시위로 돌아서면서 이란 정부는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유조선 피습과 미군 무인 정찰기 격추 등으로 긴장 관계에 있는 세계 최대 원유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지난해 12월27일 이란과 러시아, 중국이 처음으로 해군 합동 군사훈련을 벌였다. 군사 무력 시위를 벌였던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을 돕지 못하고 있는가. 이유가 있다.
만약 중국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지원에 나선다면 미국과 어렵게 합의한 제1차 무역협상이 틀어지게 된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보복으로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받아왔는데 관세 보복을 감당하면서까지 이란을 도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크림반도의 강제 합병으로 미국과 유럽연합의 경제 제재 중에 있다.반면에 중동의 긴장은 러시아의 원유 판매가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와 관망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여건하에서 이란은 미사일 보복전으로 명분을 챙겼고,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내 탄핵 등 부정적인 여론을 단숨에 전환 시키는 이득을 챙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부터 미국 의회 상원에서 탄핵심사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이란 솔레마이어 공습으로 모든 여론이 이란전으로 몰리며 일시적으로 여론 전환에 성공했다.
또 세계최대 원유 호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으로 세일오일 혁명을 이룬 미국의 원유의 판매량 증가와 원유가격 상승 등으로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왔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수실세 제거 작전은 도박이 아닌 이처럼 군사적, 경제적, 국제 정치상황, 미국내 정치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미 동맹에 불신을 가져오고 있는 미군 주둔비의 터무니없는 인상 요구를 사업가출신 트럼프 대통령의 오기라고 판단하기 보다는 고도의 계산된 정치적 결정으로 받아들여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