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 정치 체제의 스펙트럼은 크게 진보 성향의 더불어 민주당과 보수성향의 미래통합당으로 나뉘어 있고 진보이면서 개혁 성향이 강한 노동당과 개혁 성향의 보수를 표방하는 보수 정당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정당들은 진보이면서 보수성향의 정책들을 시행하기도 했으며, 보수이면서도 진보성향의 정책을 내기도 했다. 이는 국정 운영의 불가피한 면이 강하게 반영된 모습일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탄생 배경을 살펴 보면 프랑스 혁명(1789년) 직후 파리에서 열린 삼부회의에서 의장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체제 전복을 도모한 혁명당원들이 앉았고 오른쪽에는 왕정에 우호적인 왕당파가 자리하면서 역사에서 최초로 좌파와 우파개념이 생겨났다.
정치 현상이나 정치 체제의 변화에 대한 개인이나 집단의 가치와 태도에 따라 정치적인 스펙트럼이 ‘급진주의-진보주의-온건주의-보수주의-반동주의’로 나뉘는데 좌측으로 갈수록 체제 변화를 개혁을 통해 이루려는 경향이 강하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현 상태 유지를 강하게 원하며 정치 체제나 사회변화를 싫어 한다.
정치적인 색깔은 각 진영들의 입장의 변화와 속도, 깊이, 방법 등에서 차이는 나지만 원칙적으로 사회의 발전적인 변화를 원한다는 점은 보수와 진보 모두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진보 시대 앞서 행하지만 나중에 기득권 보수층화'
진보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달리 적용되어 왔다.
산업 혁명이후 유럽의 절대적인 왕권 국가의 보호 아래 국제무역으로 성장한 중상주의와 길드 등 특권 신분체제에 대한 반발로 성장한 세력이 바로 ‘시민계급’으로 당시 사회에서는 매우 진보적인 세력이었다. 산업자본주의 발달의 기초가 된 시민계급은 귀족과 평민 사이의 자본주의 세력으로 위치를 굳히면서 이들은 진보세력에서 기득권을 지키는 세력으로 세력화되면서 보수화되었다.
시민 계급은 마르크스주의에 의해 부르주아 계급으로 불리워지면서 당시 유럽 사회에서 착취계급의 대명사처럼 불리워 졌다. 시대에 따라, 정치와 사회 환경에 따라 정치적이며 사회적인 스펙트럼이 변해 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진화론의 영향을 받은 막스-레닌주의는 부르조아가 주도하는 정부의 체제 전복을 통해서만이 프롤레타리아의 혁명을 이룰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로 소련의 해체까지 거의 수십년동안 이 사상이 한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사회에 널리 퍼지면서 사회주의적인 사고의 지식인과 정치인들을 진보성향의 지식으로 분류했다.
60-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도 마찬가지로 이 사상에 심취한 지식인과 정치인이 상당수가 있었고 이들이 한국의 민주화에 앞장서 온 것도 사실이다.
80년대 군사정권과 90년대를 거쳐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들의 정치 참여와 정부 정책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막스-레닌주의에 기반을 둔 진보성향 정치인보다는 보수와 중도개혁 성향의 정치집단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였다.
김대중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의 진보정권이 들어서 진보가 뿌리를 내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에 현재 중도개혁 성향이나 개혁 성향의 보수의 목소리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으나 국민들의 지지 성향에 따라 세력이 달라지고 있다.
98년 호남권을 기반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는 여야의 정권교체가 헌정사상 처음 이뤄지며 이를 기반으로 진보성향의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들어서 한국사회는 진보정치를 맛보며 진보와 보수정치의 현실적인 차이를 체험하게 됐다.
' 진보 한국 사회 뿌리 내려, 진보의 변화 필요'
김대중 전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는 영국의 기든스가 주장한 제3의 길 ‘신자유주의’의 노선을 걸으면서 공기업의 민영화, 작은정부, 생산적 복지 정책 등을 펼쳤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국민의 정부의 5년을 기반으로 검찰개혁과 정치, 경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진보적인 정책들을 펼치면서 한편으로는 성과를 냈으나 정치적 기반인 호남권으로부터 정치적 지지를 잃으면서부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참여정부를 지나면서 진보정치의 분열 등에 실망한 국민들은 보수성향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정부를 탄생시켰다. 보수 정치는 박근혜대통령의 무능에 분노한 상당수 국민들이 탄핵 촛불집회를 가져 탄핵이 성립되면서 국민들의 힘으로 진보 정권을 재 탄생시킨 한국 헌정 사상 전무후무한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었다.
탄핵이후 보수적인 정치인들의 분열이 시작됐고 4.15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도 과거와 같은 보수의 결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의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정치의 특징은 지역주의의 기반 위에 서 있다는 점이다. 정책적인 차이점은 그리 크지 않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법인 ‘공수처법’은 역대 보수나 진보 정치권 모두 비대해진 검찰의 권력 분산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검찰의 권력 분산은 실패한 바 있다.
검찰개혁 입법은 문재인 정부가 시대적인 요청에 따라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추진한 사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진보와 보수 모두 지역주의 기반 두고있어'
현 시대의 진보라는 것은 그 시대의 낡은 것을 떨쳐 내며 보편적이며, 합리적인 사고로 불편한 것을 버리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유권적 기본권을 국민들이 충분히 누리게 할수 있는 사상을 진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진보주의자들은 어느 시대에서나 시대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 내는 세력을 말하는데 개혁이나 변화의 정도나 모습이 언제나 동일하지 않다.
우리 시대 진보는 촛불에 참여하면서 사회의 변혁을 요구한 국민들이 바로 진보세력이다. 그러나 이들이 항상 진보이지는 않는다. 한국 국민의 60-70%가 중도개혁 성향 주의자로 필요에 따라 진보를 개혁 보수를 지지할수 있다. 참여 정부이후 보수정권으로 바뀐 것도 이같은 정치현상이다.
그렇다면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에 대해 유권자인 국민들은 그 의미를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대부분의 국민들은 보수와 진보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한채 보수하면 미래통합당, 진보는 더불어 민주당 이정도로 답하는 데에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진보와 보수를 굳이 나누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보수 정치인들이 더욱 그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지역주의와 종북이라는 마술과 같은 단어의 영향이리라.
한국의 보수정치인들의 특징중 하나는 진보적인 성향의 정치인중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보수정치권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면 그들만의 트레이드 마크인 종북을 갖다 붙인다.
진보정치인이나 학자 중 노동과 복지, 북한지원 등 몇가지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정치인이나 학자는 보수에 의해 종북으로 몰리게 된다. 오늘날의 한국의 정치권의 현실이 그렇다. 거기에다 보수언론의 종북 폭격에 종북주의자가 아닌데도 종북주의자로 몰려 정치적으로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것이 진보정치인들의 현실이다.
'보수의 종북몰이 이유 있다'
보수정치인들이 종북 몰이를 하는 이유는 6.25를 겪으며 반공교육을 받은 국민의 30-40%가 종북으로 찍힌 상대 당에게는 표를 주지 않고 안정과 개혁을 원하는 보수성향의 정치인에게 표를 주기 때문이다. 보수 정치인들은 국민이 선출해서 뽑은 대통령마저 친북좌파 대통령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것은 문재인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국민들이 친북 좌파라는 의미라는 것을 보수 쪽에서는 알지 못하는 듯하다.
우습게도 한국의 진보는 호남을 기반으로한 지지세력을 갖고 있고, 보수는 영남을 중심으로한 지지세력을 갖고 충청도와 경기도, 서울, 강원도를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지역 색깔을 악용해 정치를 해 오던 군사 정권하의 정치 문화의 연장으로 한국의 분단 상황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보수 정치인들은 친북이나 종북 모두 빨갱이라는 옷을 입혀 ‘좌빨’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말로 국민들을 현혹하며 그 세를 결집을 시키려 하고 있다.
공산당의 위험을 겪은 일본도 정당인 공산당을 일본 보수정치인들이 빨갱이라고 매도하지 않고 극좌 성향의 진보정당을 독일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로 매도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마르크스주의와 엥겔스의 공산주의 이론에 기반을 둔 진보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실패로 이미 그 설자리를 이미 잃었다. 이제는 진보라는 의미는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정책과 정치를 하는 것에 기반을 두는 것을 말하고 있다. 진보의 의미를 확대할 때 이 또한 진보의 의미일 것이다.
검찰의 개혁을 요구한 촛불과 당시 박근혜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촛불세력이 과거 진보세력에 의한 선동으로 보는 보수세력은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뒤떨어진 정치인일 것이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사고를 무시한 보수적인 사고는 전통적인 보수라기 보다는 반동적인 보수에 가깝고 국가와 국민에 보탬이 전혀 되지 않는다.
'국민들 개혁 보수 원하고, 진보는 생활 가운데 진보 정책내놓아야'
보수주의는 기존제도를 고집하나 개혁에로의 길을 열어 놓고 있다. 영국에서 발전한 자유주의적 보수주의 또는 개혁적 보수주의는 시민계급이 주도한 자본주의 사회와 공생하는 토지 귀족 계급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회적 보수주의의 경우 사회주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노동자 계급의 존재를 기초로 조화가 충만한 사회질서의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보수주의의 길이 진보정권의 반대가 보수로 착각하지 않는지 의문일 때가 많다.
진보정권이 복지 확대를 추진하면 보수정치인들은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고, 반일이라고 외치면 친일을 주장하고,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면 친미가 국가가 살길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보수주의라는 의미는 친미도, 친일도, 친중국도 아니다. 보수주의란 우선적으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한 정책을 펴며 국내외 여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한국적 보수주의의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개혁적 보수의 길이다.
진보 정치권도 시대 흐름에 변화를 거듭하면서 진보주의자들이 이 시대에 무엇을 위해 나가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할 때다. 진보학자로 분류되던 조국 전법무장관의 사건이후 한국 진보의 변화의 요구는 시대적 요청이기 때문이다.